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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목 원도심에서 익어가는 빨간 토마토, 월간 토마토 편집실장 이용원 씨
  • 담당부서 공보관실
  • 작성일 2013-09-27

☞ 이 글은 이츠대전TV 블로그 작가단의 글입니다. 대전시의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이츠대전TV '대전원도심이야기'
글쓴이 : 김병호 시인

 

문화와 예술이 가진 은근한 힘

월간 토마토는 2007년에 첫 책을 내어놓고 이제 7년 차를 지나고 있는 문화예술 잡지이다. 지금의 출판 현실을 통해 보면 대전이라는 지역을 기반으로, 여기에 안 팔리는 문화와 예술을 테마로 한 잡지가 지금까지 버티고(?) 있는 일은 놀라운 일이다. 그래서 이용원 편집실장에게 저간의 사정 얘기를 들어보고 싶었다.

“옥천에서 신문사에 다닐 때부터 잡지를 만들고 싶었어요. 10년 정도 계획했죠. 그리고 대전의 다른 매체에 잠깐 있다가 2007년에 아주 작은 자금으로 시작했습니다. 이리저리 알아보았지만 사업자금은 투자받지 못했어요. 그러나 같이 할 수 있는 사람들은 투자를 받았습니다. 그래서 시작할 수 있었죠.”

 

토마토 편집실장 이용원 씨

 

그가 매체를 하나 만들고 싶었던 것은 재미있게 살고 싶다는 생각 때문이다. 그리고 재미있게 사는 게 뭘까 고민하다가 문화와 예술 영역에 관심을 가지고 되었다고 한다.

“제가 하는 일이 글 쓰고 사진 찍는 일이었으니까, 이것을 매개로 하는 일이 잡지였고 문화와 예술이었죠. 또 이 잡지를 통해서 세상을 어떻게 살아야 되는지 함께 고민해보자는 취지였습니다.”

또 이런 일을 추진하게 했던 큰 계기가 2002년 월드컵이었다.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저는 90년대 초반에 대학을 다녔어요. 그때는 사회적 이슈들이 많았던 때죠. 그 이후로 IMF를 거치면서 끝없이 가라앉았던 사람들이 거리로 쏟아져 나온 거죠. 충격이었습니다. 어떤 면으로 보이지 않는 파시즘의 냄새가 나 무섭기도 했지만, 저 많은 사람들을 거리로, 광장으로 몰리게 만든 힘이 무얼까? 고민하면서 문화와 예술에서 답을 찾기 시작했어요.”

세상을 변화시키기 위해서 많은 사람들이 거리로 나왔었지만 이제 새로운 추동력이 필요하다고 느낀 것이다. 결론은 문화와 예술이 가진 은근하고도 지속적인 힘이라고 했다. 문화와 문화에 속해있는 응축된 힘이 사회와 개인을 변화시킬 수 있다고 본 것이다.

 

월간 토마토


지역을 토대로 한 보편성

‘토마토’라는 제호는 지역성과 보편성을 고려해 만들어졌다. 지역성을 전면에 드러내는 것은 스스로 다시 차별적 구조를 만든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지역성은 토대이고 뿌리이지만 토마토가 다루는 대전의 이야기가 전국으로 유통되는 보편성의 시간을 목표로 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막상 시작하고 나니까, 처음에 가정했던 최악보다 더 최악이었습니다.”

어찌되었건 시간은 흘렀다.

“지금은 다시 정체성에 관해 고민하고 있습니다. 단순하게 매출을 보자면 많이 올라가고 있지만 생각했던 방향으로 가고 있냐는 물음에는 여러 의문을 가지고 있습니다."

여러 문화사업 중 토대가 되는 토마토가 스스로 자생력을 가지는 기간을 5년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이것도 아직 미흡한데다가 사업의 구조에서 문화사업보다 외주제작 부분이 더 커지고 있다는 고민이었다. 그러나 이렇게 정체성을 고민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올곧게 자리를 지켜내어 왔다.

“정기구독자가 5천 명 정도 되어야 스스로 안정적인 잡지가 됩니다.”

이런 고민이 바탕이 된다면 곧 될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월간 토마토가 자리잡고 있는 북까페 '이데' 건물


원도심에 자리 잡은 토마토

잡지를 창간하고 옥탑방에 셋이 앉아 하루하루 망해가고 있던 어느 날, 우연히 북카페 ‘이데’를 취재하러 왔다고 한다. 소설가가 운영하던 북카페였고 그날 서로 이야기가 잘 통했다. 그리고 2층이 오랜 시간 비어있다는 이야기를 듣는다. 그때 이유 없이 그 자리로 들어오고 싶었다고 한다. 원도심은 대학 시절의 추억이 함께하는 장소라는 점도 일조했다. 그래서 무리를 해 지금의 자리로 입주했고 얼마 지나지 않아 북카페까지 함께 운영하기 시작한다. 대흥동의 한 곳에서 일어난 일들이자 토마토의 역사이기도 하다.

“지금은 원도심 활성화에 관해 많은 정책들이 펼쳐지고 있지만 예전에도 있었죠. 주로 역세권 활성화 수준의 논의였지만 그때부터 주민들과 우리 생각은 대흥동이 대흥동의 색깔을 유지하는 형태로 발전 방향을 잡아야 한다는 것이었어요. 부수고 새로 만들어 사람이 북적거리고 장사가 잘되는 것만이 활성화가 아니라는 것이죠. 이곳이야말로 대전의 역사가 시작되었던 곳이니까 그 느낌을 가지고 지역의 향취를 느끼면서 걷기 좋은 길, 찾아오고 싶은 동네를 만드는 것이죠.”

 

북까페 '이데' 테라스 벽면에 그려진 월간 '토마토' 5주년 기념 벽화

 

지금 원도심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현상들에 관한 이야기가 이어졌다. 우선 사람들이 모이고 뭔가 해보려는 젊은 친구들이 많다는 것이다. 그들의 움직임이 아직은 산발적이고 어지러운 부분이 있지만 곧 정리되고 방향이 잡힐 것이라고 바라보았다. 그렇게 지금은 여럿이 준비하는 과정이라고 했다.

“토마토가 변화의 중심에 서라구요? 하하, 그럴 생각은 없습니다. 같이 해야죠. 여기서 좋은 친구들을 많이 만났어요. 그것만으로도 행복이죠. 뭔가 해야 할 것 같다는 느낌은 있어요. 토마토가 자리를 펴야 하나요? 하하.”

그러나 많은 정책들과 급작스런 이벤트들로 동네의 상황이 파악하고 따라가기 벅찰 정도로 빠르게 변한다는 지적도 있었다. 혹은 과잉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는 것이다. 템포를 조절하면서 차근차근 돌아보고 평가하면서 갔으면 좋겠다는 의견은 말 그대로 동네사람의 것이라 더 무게가 실려 있었다.

 

월간 '토마토 건물 ' 한켠에 놓인 그림과 기타

북까페 '이데' 한켠에 그려진 인물 벽화


이유는 종이 감수성

“롤모델요? 역시 뿌리 깊은 나무죠. 잡지 하는 사람에게 이 책이 가진 위상은 놀라운 것입니다. 요즘도 가끔 들춰보는데 정말 그 시대에 만들어진 책이라는 사실이 놀랍습니다. 지금 우리도 못 만드는 내용과 형식을 가지고 있어요. 한 시대의 가치를 바꾼 책입니다.”

초창기에 토마토가 가진 가치를 물으면 장황하게 설명했다고 한다. 문화의 개념들을 설명하기 위해 ‘공간, 사람 그리고 기록’이라고 정의도 만들었다. 그러나 지금은 ‘가치가 변했으면 좋겠다.’라는 말로 대변하고 있다. 토마토와 함께 진행하고 있는 문화 사업들로 사람들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가치가 바뀌는 계기를 만들고 싶다는 것이다.

“학생은 좋은 대학 가는 일이 중요하고, 남자면 결혼해 좋은 차와 넓은 아파트를 가져야 한다는, 뻔하고 식상한 가치들은 변해야죠? 정형화된 것들은 위험합니다. 지금 젊은 친구들이 그렇다면 그 아래 세대들에서는 아주 불행해질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토마토와 문화사업들로 이런 획일화된 가치들을 바꿔보고 싶어요.”

그는 아직 종이 감수성이라고 했다. 젊은 친구들이 수많은 전자 매체 안에서 아직도 종이로 된 잡지를 만드느냐고 종종 물을 때 하는 답이다.

“이유를 설명하기 보다는 저는 그냥 종이 감수성이라고 말합니다. 그리고 종이가 주는 감수성에 동의하는 사람들이 대전에 최소한 5천 명은 있다고 생각하고 있죠. 그냥 그들을 빨리 만났으면 좋겠습니다.”

 

월간 '토마토' 로고


 

이츠대전TV '대전원도심이야기' 취재블로거 김병호 시인('과학인문학', '포이톨로기' 저자)
원본 콘텐츠 : 대전시인터넷방송 공식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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