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목 현암아파트에 사람꽃이 피었습니다
- 담당부서 자치행정과
- 작성일 2014-01-21
“처음 이사 왔을 때 아는 사람도 없고 너무 삭막해서 도로 이사 가자고 했었는데.”
충북의 한 시골마을에서 살다가 수 년 전 이곳으로 온 정점식(60) 씨는 예전 생각을 하며 손사래를 칩니다.
차량이 쉴 새 없이 지나가는 홍도육교 바로 옆에 작은 섬처럼 현암아파트가 있습니다. 건물이 단 3동뿐인 단지 담벼락 너머로 경부선이 지나가고, 또 옆에는 홍도육교가 보이고, 진입 도로는 좁고 복잡합니다. 주변은 시끄럽고 단지 안은 삭막하도록 조용한 그런 곳이었습니다.
1995년에 세워져 꽤나 오래됐다지만, 그 흔한 부녀회조차 없었고, 그래서 이웃끼리 왕래는 더더욱 없는 그런 곳이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이곳 주민들은 막연한 피해의식이 있었다고 합니다.
[동구 현암아파트]
작은 시작, 큰 변화의 서막
2013년 초 현암아파트의 통장 박종난 씨가 몇몇 사람들에게 소중한 정보를 하나 건넸습니다.
대전시에서 사회적자본 키우기의 일환으로 시작한 ‘대전형 좋은 마을 만들기’ 사업이 있는데, 현암아파트의 환경 개선에 도움이 될 것 같다는 것입니다.
이 말에 주민 몇 명이 용기를 내어 모여 지금 현암아파트의 문제가 무엇인지, 가장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생각했습니다. 그들은 곧 멀리, 어렵게 볼 것이 아니라 당장 눈에 보이는 것부터 해야겠다고 생각했고, 그것은 단순하게도 풀만 무성한 아파트 화단에 꽃을 심자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는 사이 용기를 내는 사람들이 점점 모여들었고, 곧 ‘꽃피는 현암마을 공동체’가 만들어졌습니다.
[꽃피는 현암마을 공동체 회원들이 모여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람들이 모여 잡초를 걷어내고 꽃을 심었습니다.
대전시가 ‘대전형 좋은 마을 만들기’를 통해 지원한 명목상의 사업은 여기까지입니다. 지원한 것은 사업비 370여만 원, 2.5톤 트럭 한 대 분량의 꽃, 벤치 2대.
하지만 현암아파트 주민들이 실제로 얻은 것은 훨씬 컸습니다.
현암마을에 사람꽃이 피었습니다
몇몇 사람들이 화단의 잡초를 제거하고 꽃을 심기 시작했습니다.
그러자 이를 보던 다른 이웃들이 나와 땅을 파고, 꽃을 나르기 시작했습니다.
무심결에 꽃을 꺾던 아이들이 꽃과 함께 사진을 찍고, 꽃을 돌보기 시작했습니다.
주민들이 화단을 가꾸며 서로 인사를 나누기 시작했습니다.

[아파트 화단에 꽃을 심는 주민들]
그렇게 주민들은 서로를 좋은 마음으로 알게 됐습니다. 꽃을 심으며 서로를 알게 된 주민들은 이웃을 신뢰하고 배려하기 시작했습니다.
현암아파트의 골칫거리이자 주민들을 서로 힘들게 했던 층간소음 문제가 서로를 알면서 자연스럽게 해결됐습니다. 꽃을 심기 위해 모인 주민들이 이웃의 노인을 위해 매달 식사 대접을 하기 위해 모였습니다. 아파트 화단을 청소하던 주민들이 인근 도로를 청소하러 나섰습니다.
그 해 바로 녹색아파트 경진대회와 음식물쓰레기 줄이기 대회에서 연거푸 수상하며 상금도 받았습니다.
이 같은 변화에 현암아파트 주민 스스로도 깜짝 놀랐습니다.
“서로 관심도 없이 살았는데, 이렇게 용기 있고 좋은 사람들이 우리 아파트에 많이 살고 있는 줄 몰랐어요.”(이확실 꽃피는 현암마을 공동체 대표)
어느새 주민 스스로가 마을일꾼이 된 것입니다.
그 바탕에는 주민 간에 신뢰, 배려, 협동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것이 사회적자본을 통해 이룰 수 있는 가치입니다.
대전시는 지난해 ‘대전형 좋은마을 만들기’ 사업을 통해 현암아파트를 비롯한 221개 공동체를 지원했습니다. 그리고 올해도 ‘대전형 좋은마을 만들기’ 사업은 계속됩니다.
[현암아파트 마을일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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