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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목 대흥동을 선택한 사람들 Part. 2 대안 공간 ‘스페이스 씨(SPACE SSEE)’ 대표 김경량
  • 담당부서 공보관실
  • 작성일 2013-06-07

☞ 이 글은 이츠대전TV 블로그 작가단의 글입니다. 대전시의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이츠대전TV '대전원도심이야기'
<글쓴이 : 국은정 작가>

대흥동을 선택한 사람들 Part. 2
- 대안 공간 ‘스페이스 씨(SPACE SSEE)’ 대표 김경량 씨와의 인터뷰

‘램프의 진희’에 이어 다시 대흥동에 위치한 예술 공간을 찾았다. ‘스페이스 씨(SPACE SSEE)’는 대전에서는 다소 생소한 개념인 ‘대안 공간’으로서의 역할을 맡고 있는 곳 중 하나다. 취재를 하러 나서기 전에도 전시물 관람과 공연을 보기 위해 두어 번 찾은 적이 있었지만, 여전히 머릿속에는 ‘대안 공간’이라는 개념이 잘 서질 않았다.

 

중구 대흥동 대안 공간 스페이스 씨(SPACE SSEE)

 

좁다란 골목을 비집고 들어서면 보이는 파란 대문 집! 발걸음이 향한 이곳은 정형화 된 예술 공간이라기보다 누군가 금방이라도 마중 나와 줄 것만 같은 친숙함이 묻어나는 그야말로 평범한 가정집이다. 덕분일까. 한층 더 생소한 느낌을 받으며 이층으로 오르는 계단으로 향했다.

 

중구 대흥동 대안 공간 스페이스 씨(SPACE SSEE)

 

이번엔 어떤 전시나 행사가 진행 중일까 내심 기대를 했지만, 막상 도착한 공간에서는 휘발성 강한 페인트 냄새가 코를 찔렀다. 인터뷰에 응해주기로 했던 ‘스페이스 씨(SPACE SSEE)’ 대표이자 디렉터 김경량 씨와 이하 가족들이 총출동 되어 분주히 공간의 내부를 수리 중에 있었다. 인력을 따로 쓰지 않고 손수 페인트칠을 하고 있는 대표와 그의 가족들을 만나니 불쑥 미안한 마음이 들었지만 염치 불구 인터뷰를 시작하였다. 화장기 하나 없이 페인트를 칠하던 수수한 작업복 차림 그대로 마주한 그녀가 어쩌면 ‘대안 공간’이라는 이 공간의 특수성과 제법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었다.

 

중구 대흥동 대안 공간 스페이스 씨(SPACE SSEE)

 

- 바쁜 시간을 내주어 고맙다. ‘스페이스 씨(SPACE SSEE)’는 어떤 공간인가?
“대안 공간이자, 비영리 매개공간이라 말할 수 있다.”

- ‘대안 공간’이라는 개념이 다소 생소하고 어렵다. 설명을 부탁한다.
"우리나라 대안 공간의 역사는 10여 년 정도 되었다. 그리 긴 시간이 아니다. 인천에 ‘금천예술공장’ 같은 곳은 대표적인 성공 사례로 꼽힌다. 대전에서는 2004년도에 ‘반지하’와 ‘뜸’이라는 대안 공간이 존재했고, 그 역사의 연장선상에서 지금 이곳이 문을 연 지 4년 정도 되었다. 사실상 대전에서는 처음 시도된 대안 공간이라고 말 할 수 있다. 작품을 전시하는 공간은 크게 두 부류가 있다. 예술을 통한 사적인 이윤 추구를 목적으로 하는 개인 공간(이윤추구는 실제로는 어려운 편이지만)과 공적인 공간인 국공립 미술관들이 그것이다. 그러나 대안 공간이란 어느 특정한 예술인 하나를 위한 것도 아니고, 일부 기성 작가들의 작품이 전시 대부분을 차지하는 공적 시스템에 기대어 있지도 않다. 이윤 추구를 목적으로 하지 않기 때문에 ‘비영리’이고, 예술인 전체의 공간이자 아직 반열에 오르지 않은 신예와 지망생, 그리고 대전 시민 모두의 소통을 연결하는 ‘매개 공간’을 지향한다.”

 

 

- 공간이 가진 특수성 때문에 힘든 점도 많을 것 같다. 어떤가?
“특정기관에 소속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훨씬 더 자유롭고 열려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런데 몇몇 후원자들의 도움만으로 운영되다 보니 크고 작은 어려움이 발생한다. 건물이 많이 낡아서 수리할 곳도 많지만 당장 전시나 공연이 잡혀 있어서 이렇게 자비와 노동력을 들여서 개보수를 해야 할 상황이다.(웃음) 기관은 다르겠지만 여긴 사람들이 서로 안 맡으려고 한다. 열린 공간이고 특정한 사람에 의해 운영되지 않기에 자유로운 대신, 문제가 발생했을 때 어느 누구도 맡아서 책임지지 않으려 한다는 단점이 있다. 그래서 오히려 방치되기 쉽다. 누군가 비난을 할 수 있겠지만 정확히 책임을 묻기도 어려운 게 현실이다.”

- 인건비도 받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맞나?
“그렇다.(웃음) 언젠가 빚을 갚을 날이 오지 않을까 생각한다.”

 

중구 대흥동 대안 공간 스페이스 씨(SPACE SSEE) 김경량 대표

 

- 서로 맡으려고 하지 않는 어려운 일을 맡게 된 이유가 있나?
“처음엔 문화기획으로 출발했지만 시각예술이나 영상과 영화에 관심이 많았다. 몇 년 전부터 모니터링 사업에 참여하면서 더 많은 것들을 보고 생각하게 되었다. 지역 문화예술이 당면한 많은 문제들에 이전보다 더 많이 생각하고 고민하면서 관심을 갖게 되었다.”

- 지역 미술 운동을 이끌어간다는 자부심(?)은 있겠지만, 현실적인 어려움이 앞으로의 이 공간에 대한 발전가능성도 저해할 수 있으리라 본다. 이에 대한 대응책은 없나?
“어려운 일이다. 개인의 노력과 희생만으로는 이루어질 수 없는 것이 있더라. 생각다 못해 ‘후원제’를 ‘회원제’로 바꾸어 가는 중이다. 쉽게 생각하면 ‘시민단체화’하려는 것이다. 현재 회원 모집 중에 있다. 전보다는 더 적극적으로 책임감을 갖고 이 공간의 가능성을 함께 열어갈 사람들을 기다리고 있다. 지금보다 더 많은 사람들과 더불어 가치를 향유하고 공유할 수 있기를 소망한다. 어쩌다 찾아오고, 스쳐 지나가는 공간이 아니라 같이 참여하고 즐기는 공간이길 바란다. 문화와 예술을 함께 나누는 과정 속에서 소통할 수 있는!”

- 처음엔 희미하게 자리했던 개념들이 조금씩 이해가 되기 시작한다. 이 공간은 이곳의 존재를 필요로 하는 모든 사람들의 공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앞으로 이곳에선 어떤 전시들이 열릴 예정인지 듣고 싶다.
"건물에 대한 이야기를 하자면… 이곳은 옛날 이층 가옥을 활용해서 만들었기 때문에 전통을 이어나간다는 생각에서 건물의 외부는 일부러 손을 대지 않았고, 반대로 건물의 내부는 보다 모던한 느낌이 들도록 화이트로 단장했다. 물론 가정집이었기 때문에 공간의 분할이나 동선은 다른 갤러리들과는 달리 얼마간 단절되어 있기도 하다. 옛 것과 오늘날의 것이 결합되어 있어 어수선한 감이 없지 않다. 그래도 큰 틀에서는 전통과 현대라는 것을 적절히 조화시켜 나가려고 한다.

돌아오는 17일부터 30일까지 젊은 작가 3인 전시가 있을 예정이다. 동시에 18일부터 30일까지는 서울독립영화제 ‘인디피크닉 2013’ 순회상영회을 연다. 행사 기간 내에는 인디 밴드 공연도 마련되어 있다. 미술과 영화, 음악까지 어우러져 열리는 만큼 많은 분들이 찾아와줬으면 좋겠다. 그동안 소수 미술인들이 ‘그들만의 잔치’를 연다고 오해했을 수도 있으니 이번에 더 많은 사람들이 참여해서 그게 아니라는 것을 알리고 싶다. 미술뿐만 아니라 다른 문화예술 장르와 접점을 찾아 넓히려는 시도를 계속 이어나갈 계획이다. 또한 창작자들에게 창작과 거주 공간을 빌려주는 ‘레지던시’ 사업도 진행할 것이다. 해야 할 사업도 많고 하고 싶은 일들도 많다. 골목에서 작가들의 작품을 전시하고 판매도 하는 골목길 아트 마켓 혹은 축제도 구상 중에 있다.”

 

중구 대흥동 대안 공간 스페이스 씨(SPACE SSEE)

 

- 생각만 해도 재미있다. 대전문화연대나 쌍리 갤러리에서도 직책을 맡고 있는 걸로 안다. 주로 수입이 되지 않는 일을 찾아다니는 것 같다.(웃음) 그만큼 이쪽 일을 즐기고 있는 것 같다. ‘스페이스 씨’를 포함해서 주로 대흥동 일대의 문화에 아주 물들어 있으리라 본다. 마지막으로 묻겠다. 대흥동의 잠재력이나 발전가능성을 어떻게 보는가? 생각한 것이 있다면 솔직하게 얘기해 달라.
“대흥동 일대는 지금 도시재생프로젝트 중이라고 알고 있다. 기존에 있던 것들을 허물어버리는 개발중심의 도시 활성화가 아니라 근대 도시로서의 특징을 사라지지 않게 보존시키면서 지속가능한 것들을 만들어나갔으면 한다. 그렇다고 낡은 건물들을 방치하거나 그냥 두라는 것은 아니다. 충분히 활용하되 지금보단 창조적인 공간으로 이용하고 활용하면 시너지가 발생해서 주변 상가들도 부흥하고 지역경제에도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본다. 현재 대흥동에는 실제 거주하거나 작업공간으로 활용하고 있는 문화예술 관련 인력이 풍부하다. 이런 예술인들에게 ‘참아라!’라는 말만 하지 말고, 그 고급인력을 보다 적극적인 방법으로 지원해 준다면 좋겠다.”

인터뷰를 진행하는 동안에도 그녀의 가족들은 낡은 건물 내부를 수리하느라 무척 분주해 보였다. 이웃해 있는 아주머니께서는 직접 장만해온 음식들을 꺼내 놓았다. 한두 번 나른 손길이 아니라는 걸 쉽게 눈치 챌 수 있었다. 구도심에서 맞닥뜨린 이런 인정 넘치는 풍경은 어쩌면 우리가 정말 잃어버리고 싶지 않았던 무형의 보물들은 아니었을까. 낡은 것을 배척하기보다 오히려 그것들을 보다 잘 보존하기 위해 애쓰는 사람들이 모여 있는 이곳, 대흥동!

인건비도 받지 못하는 명색이 대표라는 사람이 오히려 자비를 들이고 가족들을 불러들여 그 낡음을 다치지 않게 단장하느라 분주한 이곳, ‘스페이스 씨(SPACE SSEE)’에서 상상하는 내일은 참 맛깔스럽다. 너무 뻔하거나 지루하지 않아서 구도심이지만 도리어 생동감 넘칠 수 있는 이곳에서 입맛을 다신다. 화학조미료 없이도 맛깔스러운 반찬을 한 상 차려내던 시골 어머니들의 손맛어린 밥상처럼 이곳은 분명 화려하지 않지만 아무나 흉내 낼 수 없는 깊은 맛을 선사해줄 그런 곳이 될 거라 믿고 싶다, 아니 믿는다.

이츠대전TV '대전원도심이야기' 취재블로거 국은정 작가
원본 콘텐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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