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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류 문화

  • 제목 [주말라이프]전국 유일! 뿌리공원 한국족보박물관을 소개합니다
  • 담당부서 공보관
  • 작성일 2014-08-22

1973년 400여 년의 세월을 견뎌낸 낡은 책 묶음이 진주시 진성면 중촌리 큰 바위 밑에서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이 책 묶음은 1592년 임진왜란 때 왜적에게 쫓기던 어느 가문이 후세에 전하기 위해 꼭꼭 숨겨놨던 족보였습니다. 당시 그 사람은 족보가 오래 보전되도록 숯가루를 뿌려놓은 오동나무 상자 안에 담아 지금에 이를 수 있었습니다.

이처럼 족보는 후손에게 전해주고자 했던 소중한 기록입니다. 족보는 내가 가진 성씨를 처음 만든 시조부터 이어지는 혈연관계를 이름, 호, 행적 등을 포함해 상세하게 담고 있는 기록문화유산입니다.

족보의 모든 것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는 국내 유일의 족보박물관이 대전에 있습니다. 이곳은 중구 뿌리공원 내에 있는 ‘한국족보박물관’입니다.

이곳은 우리나라 286개 성씨의 유래와 족보문화를 한눈에 살필 수 있으며 효 문화를 배울 수 있는 충‧효‧예 교육의 산실이기도 합니다.

한국족보박물관이 있는 뿌리공원 
[한국족보박물관이 있는 뿌리공원]


우리 조상들이 생각한 명당은 어디?

한국족보박물관은 기획전시실, 제1전시실-족보의 체제, 제2전시실-족보의 간행, 제3전시실-족보의 역사, 제4전시실-족보의 세계 등으로 구성됩니다.

먼저 기획전시실에 들어서면 우리 조상들이 발품을 팔며 조사한 명당자리를 살펴보는 재미가 있습니다.

이곳에서 풍수지리상의 명당과 혈을 묘사한 지도인 ‘산도(山圖)’와 만날 수 있는데요. 조선시대 왕실에서 대대로 전해지는 산도를 비롯해 돈암서원 등 우리 주변의 산도, 현대에 제작된 산도가 전시되고 있습니다.

충남 논산 소재 돈암서원의 산도 
[충남 논산 소재 돈암서원의 산도]


산도를 그릴 때는 나침반과 해시계의 기능이 담긴 패철을 이용해 현지를 꼼꼼하게 조사했는데요. 산도는 단순히 묏자리를 그려놓은 게 아니라 명당이라 칭해오는 곳의 산세를 자세히 그려놓은 것입니다. 자세히 보면 어머니의 자궁이나 꿈틀대는 용의 형태와 유사하다고 합니다.

명당자리에 대해 설명하는 한국족보박물관 박근영 문화관광해설사 
[명당자리에 대해 설명하는 한국족보박물관 박근영 문화관광해설사]


족보 간행, 이보다 꼼꼼할 순 없다

제1전시실은 족보의 구성 체계를 알려주는 곳입니다.

한국족보박물관 제1전시실 
[한국족보박물관 제1전시실]


족보의 내용 구성은 집안에 따라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편찬 경위를 담은 ‘서·발’, ‘편수자 명기’, ‘분파도’, ‘범례’, ‘도표’, ‘계보표’ 등으로 이루어집니다.

우리나라의 족보는 정확성을 위해 족보 제작자의 이름을 모두 기록했고요. ‘도표’에는 시조가 탄생한 지역과 본관의 지도, 조상을 모신 사당의 약도 등이 그려져 있습니다.

족보의 간행 원칙은 같은 성과 본관을 가진 사람이면 세대에 제한 없이 모두 기록한다는 것입니다.

전국 족보 출판의 본거지 대전
 

제2전시실에 가면 이런 원칙을 가지고 제작된 족보의 간행 과정을 살펴볼 수 있습니다.

한 집안의 족보는 구성원의 이름, 자, 호, 생졸년, 과거 급제 기록, 묘의 소재지, 벼슬 등의 내용을 총망라하는데요. 한 번 제작된 족보는 30년을 주기로 새로 만들어집니다. 요즘은 그 주기가 점점 짧아지고 있습니다.

족보의 간행과 구성을 알 수 있는 한국족보박물관 제2전시실 
[족보의 간행과 구성을 알 수 있는 한국족보박물관 제2전시실]


대전은 족보 출판의 본거지로도 유명합니다.

대전에 있는 족보전문 출판사 ‘화상사’는 60여 년동안 전국 족보의 80% 이상을 간행하고 있는데요. 우리나라 역대 대통령을 배출한 문중들도 화상사에서 족보를 만들었다고 합니다.

세계 최초의 가계도는 광개토대왕비

최초의 가계기록은 무엇일까요?

바로 고구려의 기상이 자세히 기록된 ‘광개토왕릉비’입니다.

제3전시실 한 쪽 높이 6m가 넘는 ‘광개토대왕릉비’의 실물 모형이 전시돼 있는데요. 현재는 중국땅인 집안현에서 실제 광개토대왕릉비 모형을 떠 온 것이라고 합니다.

한국족보박물관에 전시된 광개토대왕릉비 실물 모형 
[한국족보박물관에 전시된 광개토대왕릉비 실물 모형]


여기에는 동명왕에서 광개토대왕으로 이어지는 고구려 왕실의 계보가 자세히 실려 있어 세계  최초의 족보의 역할도 한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현재까지 종이책으로 만들어 전하는 가장 오래된 족보는 무엇일까요?

성종 7년(1476년)에 간행된 '안동 권씨 성화보'입니다. 여기에는 약 8,000명에 이르는 사람,  아들, 딸은 물론 외손녀까지 기록돼 있는데요. 우리나라는 고대부터 주변국보다 훨씬 남녀가 평등한 나라였다가 18세기부터 남존여비 풍토가 자리잡았다고 합니다.
 

이밖에 제3전시실에서 고려시대부터 조선시대에 이르기까지의 족보의 역사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습니다.

충무공 이순신 가문의 족보를 보다

우리나라의 족보는 세계사적으로도 유례가 없을 만큼 방대한 양을 자랑합니다.
 

한국족보박물관 제4전시실에 비치된 여러 가문의족보 
[한국족보박물관 제4전시실에 비치된 여러 가문의족보]

 

제4전시실은 조선시대 왕실의 족보와 사가의 족보, 내시의 족보, 돌로 만든 족보 등 다양한 유형의 족보를 보는 재미가 있습니다.

왕실 족보는 새로 출생하거나 사망한 왕의 친인척을 파악하기 위해 만들어졌는데요. 이중에서도 왕이 보는 어람본은 최고급 종이인 ‘도련지’를 사용했습니다. 특히 왕명이 기록된 부분에서는 붉은색 휘지를 붙여놓아 함부로 읽을 수 없도록 했다고 합니다.

제4전시실에서는 관람객들이 전시 유리에 얼굴을 바싹 가져가 누군가의 이름을 열심히 찾는 모습을 종종 볼 수 있습니다.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집안 내력이 담겨 있는 덕수 이씨의 족보입니다. 이 족보에는 충무공 이순신 장군을 기준으로 윗대 11명, 직계자손 17명의 기록이 담겨 있습니다.

이순신 장군의 족보를 설명하는 박근영 한국족보박물관 문화관광해설사 
[이순신 장군의 족보를 설명하는 박근영 한국족보박물관 문화관광해설사]


뿌리공원 136개 성씨별 조형물 앞에 서서

한국족보박물관을 둘러보고 나오면 바로 뿌리공원 언덕에 자리잡은 136개 문중의 성씨별 조형물로 갈 수 있습니다. 

이곳에서는 현재를 살고 있는 ‘나’와 내 주변 사람들의 뿌리가 어디서부터 시작됐는지 살펴볼 수 있습니다.

뿌리공원의 성씨 조형물 
[뿌리공원의 성씨 조형물]


잘 조성된 뿌리공원 산책로를 따라 걸으며 여러 성씨의 역사를 읽어보면 시간 가는 줄 모르는 재미가 있습니다. 우리 조상들이 전쟁의 급박한 상황에서도 금덩이는 버릴지언정 족보는 꼭 챙겼다는 옛 이야기가 이해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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