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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류 문화

  • 제목 [주말라이프]자연을 빌려 정원으로 삼다! 우암사적공원 탐방
  • 담당부서 공보관
  • 작성일 2014-06-20

대전 동구 가양동 꽃산 끝자락에 그 누가 이토록 아름다운 그림 한 폭을 걸어 둔 것일까요.

 

우암사적공원 입구에서 왼쪽으로 고개를 살짝 돌리면, 담장 너머 동그란 연못과 왕버들, 그리고 옛 건축물 하나가 눈에 들어오는데요. 바로 조선의 유학자 우암 송시열(1607∼1689)이 77세 때 세운 ‘남간정사(대전시 유형문화재 제4호)’입니다.

 

보수공사로 인해 담장 너머에서 담은 남간정사 
[보수공사로 인해 담장 너머에서 담은 남간정사]

 

이곳은 당시 대전을 기반으로 활동하던 우암이 후학을 양성하며 성리학 강론을 펼쳤던 곳인데요. 대전 도심에 이처럼 멋스럽고 운치 있는 옛 건축물이 있다는 사실에 새삼 놀랍습니다.

 

유유자적 앞뜰을 거닐고 싶었지만, 보수 공사가 진행 중이어서 담장너머로 사모하듯 바라보기만 했는데요. 자연과 어우러지고자 했던 옛 사람의 마음 씀씀이에 절로 탄복이 나왔습니다.

 

대청마루 아래로 샘물이 흐를 수 있도록 자연의 물길을 살려 놓은 것은 남간정사의 백미인데요. 이를 보니 남간정사의 ‘남간’이 주자의 시 구절인 ‘운곡남간(雲谷南澗)’에서 빌려왔다는 이야기가 실감납니다. ‘남간’은 ‘볕 바른 곳에 졸졸 흐르는 개울’을 뜻하고 있으니까요.

 

"왕버들이 그늘을 드리운 연못은 ‘하늘은 둥글고 땅은 네모라는 천원지방(天圓地方)’의 사상을 형상화하고 있습니다. 이 역시 연못을 네모나게 만들지 않고 지형과 조화를 이루도록 했습니다."

 

이날 남간정사를 찾은 시민들에게 정순섭 해설사가 자세한 내용을 설명합니다.

 

남간정사 앞 연못 
[남간정사 앞 연못 / 대전 동구청 제공]

 

이 연못에는 두 갈래의 물줄기가 흘러듭니다. 산 계곡에서 흘러오는 물과 대청 밑으로 흐르는 샘물입니다. 언젠가는 꼭 대청마루에서 물소리를 들으며 망중한을 즐기고 싶어집니다.

 

남간정사의 건축구조는 팔작지붕에 정면 4칸, 측면 2칸으로 단촐합니다. 또 누마루가 대청과 연결돼 마련되어 있고, 그 아래는 온돌방을 데우는 아궁이를 들여놨습니다.

 

오른쪽으로는 소제동 소제방죽에서 옮겨온 우암의 별당 ‘기국정(杞菊亭)’이 보입니다. 원래 있던 자리가 아니어서 답답한 느낌을 지울 수는 없었습니다. 하루 빨리 옮겨져 남간정사의 여유있는 모습을 되찾아야 한다는 여론이 높다고 합니다.

 

남간정사의 정원을 차지하고 있는 기국정 
[남간정사의 정원을 차지하고 있는 기국정 / 대전 동구청 제공]

 

"옛 사람들은 창을 액자처럼 활용해 자연 풍경을 바라보는 ‘차경’을 즐겼다고 합니다.  ‘차경’이란 말 그대로 ‘경치를 빌린다’는 뜻인데요. 온갖 인공구조물로 꾸민 정원 안을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내 집 밖의 모든 풍경이 내 정원이 되는 셈입니다."

 

정순섭 해설사의 설명에 그제서야 관람객들이 눈길을 남간정사에서 바깥으로 돌립니다. 지금은 남간정사 앞으로 많은 건물이 들어섰지만, 당시에는 언덕 등성이를 따라 내려다보면 온 시내가 다 보였을 텐데요. 봄이면 꽃들의 물결이 능선을 타고 내려가며 끝 없이 펼쳐졌을 것입니다. 

 

남간정사에 마음을 뺏기다보면 우암 송시열의 삶과 학문세계가 궁금해집니다. 남간정사에서 조금 올라가면 우암 송시열의 발자취가 담긴 유물관이 있습니다.

 

이곳에는 우암이 세상을 떠나기 전 자손들에게 남겼다는 ‘여러 자손들에게 내리는 글’과 그의 초상화, 우암의 글씨, 당시 장원급제한 시험지, 우암의 저술을 엮은 송자대전 등 우암의 일대기를 한눈에 살펴볼 수 있는 귀중한 자료가 모여 있습니다.

 

우암사적공원 유물관에 있는 우암 송시열 영정 진품 
[우암사적공원 유물관에 있는 우암 송시열 영정 진품] 

 

우암이 젊은 시절부터 주자를 공부했던 이야기에서 병자호란의 치욕을 씻기 위해 북벌책을 강구했던 내용까지, 그의 다양한 흔적이 잘 보존돼 있습니다.

 

관람하실 때 문화관광해설사를 미리 신청하면 보다 깊은 내용을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입니다.

 

우암사적공원에서 관람객에서 설명을 하고 있는 정순섭 해설사 
[우암사적공원에서 관람객에서 설명을 하고 있는 정순섭 해설사]

 

유물관 위에는 조선시대 서원을 재현한 인함각, 명숙각, 이직당도 있습니다.

 

그리고 산책로 따라 거닐며 전통과 유학의 도시 대전의 자랑스러움과 고즈넉한 여유를 만끽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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