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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목 친절하고 안전한 버스
  • 작성자 양**
  • 작성일 2018-05-27
  • 조회수 1619
대전시립연정국악원에서 공연보고 618번 버스를 탔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친절한 기사님을 만났다. 대통령 표창감이다. 언젠가도 똑같은 목소리기사를 대한적이 있는데 이 기사였음을 대번에 알 수 있다. 정직한 목소리는 겸손과 예의와 친절이 반죽되어 있어서다. 오늘은 빽미러로 유심히 지켜봤다. 한치의 흐트러짐없는 남 보여주기식이 아닌 일거수 일투족 완벽한 업무였다. 그러니까 연정국악원 앞에서 보문오거리까지다. 결코 짧은코스가 아니다. 아홉시 반이 넘은시간이다. 그시간이면 녹초가 될 때이다. 말하기도 귀찮게 피로에 젖어있을 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찌나 친절한지 친절보다 더 진한 낱말이 있었으면 한다.
구간을 알리는 방송이 나옴에도 불구하고 일일히 알려주는 자상한 친절에 놀랐다. 커브를 돌 때면 왼쪽인지 오른쪽인지를 말하면서 차가 기우니 꼭잡으세요, 내리실때 조심히 내리셔야합니다, 이차는 어디어디로 해서 갑니다 등등 친절과 안전이 몸에 벤 기사였다. "피곤하지도 안나벼, 보통 친절한게 아니네." 승객들이 혀를 내두른다. 감사표시가 절로 나오게 만들었다. 내릴 때 기사 명찰을 보려고 찾았지만 없어서 일부러 차 번호를 메모했다. (618, 산호교통, 대전75 자 9427 ) 너무 친절해서 방방곡곡에 알리고 싶었다. 모르긴해도 틀림없이 저 기사는 회사에서 최고의 대접을 받을것이고 가정에서는 다정한 아빠이며 사랑이많은 남편일거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업무 마치면 안녕히 쉬세요. 멀어져가는 차 꽁무니를 바라보며 무언의 인사를 했다. 집으로 오는 내내 기분이 좋았다. 작은 말한마디에 이토록 감동을 받다니 행복이 따로없었다. 그 기사는 행복 나누어주는 행복남이었다. 진심으로 칭찬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