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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야기

우리동네 홍반장 ‘대전시 의용소방대’

2023.06
  • 등록일 : 2023-05-25
  • 조회수 : 1525

지난 4월 2일, 서구 산직동 일원은 산불로 인한 검은 연기로 가득했다. 매캐한 냄새와 새까만 분진이 마을을 덮쳤고, 인근 주민들은 황급히 대피소로 향했다. 화재 규모는 최고단계인 ‘3단계’. 소방 당국을 포함한 군, 경찰, 공무원, 자원봉사자 등이 총동원돼 밤샘 사투를 벌였다. 다행히 산불은 52시간여 만에 완전히 꺼졌다. 모두가 힘을 합쳐 노력한 결과였다. 당시 현장에선 특별히 눈에 띄는 이들이 있었다. 자발적인 헌신과 봉사 정신으로 똘똘 뭉친 ‘대전시 의용소방대’였다. 668명의 의용소방대원은 화재 발생 초기부터 그 누구보다 신속하게 현장에 투입돼 화재 진압을 돕고, 진화 이후엔 잔불 정리 및 환경 정화 활동에 참여하는 등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현장을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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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재현장 초기 대응 등 활약 돋보여

의용소방대는 소방업무를 보조하기 위해 특·광역시 및 도에 설치된 지역 자원봉사단체다. 산불, 산악, 수난 안전사고 등 각종 소방 현장 활동을 돕고 풍수해 등 재난·재해 수습을 지원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대전시 의용소방대는 47개 대대 1,261명으로 성별에 따라 ‘남성대’와 ‘여성대’, 소방관련 전문기술·자격자 등으로 구성된 ‘전문대’, 지역별 ‘지역대’로 조직돼 있다. 이들은 지난 한해 2만 8,912명이 7,257회 활동하며 지역의 안전을 지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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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 올봄 대형 화재 현장에서의 활약이 두드러졌다. 서구 산직동 산불 이전에는 3월 신탄진 한국타이어공장 화재 현장에 투입됐다. 당시 현장 상황은 고무 등 인화성 물질이 강한 바람을 타고 번지며 자칫 도심 내 추가적인 화재 발생으로 이어질 위험이 있었다. 작업 근로자와 소방대원 등 11명이 다치고 타이어 21만 개가 소실된 대형 사고였다. 대전시 의용소방대원 78여 명은 촘촘한 비상연락체계를 통해 즉각 현장으로 달려가 초기 대응 임무를 수행했다. 이들은 소방대가 도착하기 전, 추가적인 연소 확대를 저지하고 인명 대피를 유도했다. 소방대 도착 후에는 화재진압 보조와 신탄진 일대 교통 정리, 위험요소 제거, 급식 지원 등 소방업무의 효율성을 최대로 높이는 데 크게 기여했다.



산림 순찰·화재예방 교육부터 코로나19 지원까지

화재 진화뿐 아니라, 예방 활동에 나서는 것도 이들의 주요 임무다. 봄·가을철에는 계족산 등 주요 산림을 순찰하고, 가까운 논과 밭두렁 등 화재 취약지를 돌며 불법 소각행위를 감시한다. 또한 최근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는 주택 내화재를 예방하기 위해 화재경보기, 소화기 등 주택용 소방시설 설치 및 사용법 안내와 주민대피요령을 교육한다. 지난해 코로나19 국면에서는 총 884명의 대원이 시청 광장 및 한밭종합운동장에 설치된 임시선별검사소에 투입돼 검사 안내 및 전자문진표 작성 지원, 질서 유지 업무 등을 수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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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대전시 의용소방대는 새로운 목표를 세웠다. 지난 3월 19일 ‘의용소방대의 날’ 행사에 모인 대원들은 ‘의로운 마음, 뜨거운 용기로 다시 힘차게!’를 구호로 외치며 더욱 전문적이고 체계화된 활동을 다짐했다. 이를 위해 앞으로 각 소방서 및 119안전센터 소집으로 소방장비 및 현장 훈련과 시기·계절에 맞는 실전훈련을 수행할 계획이다. 또한 한국소방안전원과 충청소방학교을 통해 화재, 구급, 구조법 등 기술 전문교육을 받고, 전국 의용소방대 기술경연대회에 참가해 대전시 의용소방대의 위상을 드높인다는 포부다.


강병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