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바로가기

칼럼

[작가의 방] 행렬

2023.02
  • 등록일 : 2023-01-26
  • 조회수 : 91


                                                                                                         육종석, 145.5x112cm, acrylic on canvas, 2022


육종석은 목원대학교 미술대학 서양화과 학·석사를 졸업했다. 개 인전, ‘집적 대상(2021, 구석으로부터)’, ‘죽음의 집의 기록(2022, artspace128)’, 단체전 ‘회화의 발언(2022, 우연갤러리)’ 등에 참 여했다. 작가는 현대의 집단화된 인간의 특성이기도 한 속물성, 이기성 등 을 표현한다. 그가 만든 자의적 합성어 ‘도그마티즘(dogmatism)’ 이 그를 대변하는 회화적 특징으로 알려져 있다. 이는 ‘독(dog)’과 ‘오토마티즘(automatism)’의 합성어다. ‘독’은 일상의 불편한 감 정을 은유하는 ‘개 같은’이라는 형용사에서 따왔다. ‘오토마티즘’ 은 무의식적 드로잉을 지향하는 초현실주의 미술 표현 기법을 의 미한다. 

그의 회화에서 드러나는 캐리커처적 인물 표정, 자유로운 선, 다양한 색상은 밝고 경쾌한 느낌을 주는 이유다. 저항적 미술 로 대변되는 사전적 용어 ‘도그마티즘(dogmatism)’과는 전혀 다 른 맥락의 표현 방식이다. ‘행렬’은 맹목적으로 타인을 따르는 대중의 실상을 표현한 작업이 다. 개인의 정치 성향이 사실적 판단의 기준이 되고, 특정인이 주 도하는 SNS를 맹신하는 등 주체성을 상실해가는 현대인의 모습을 이미지화했다. 잿빛 옷을 입은 사람들이 한 방향으로만 움직이고 있지만, 그들의 목적지는 없다. 맹목적 행렬이라서다. 그 위로 덮 인 거대하고 투명한 3인의 형상은 유령처럼 보인다. 사실이 아닌 것에 현혹되는 어리석은 현대인을 형상화했다. 인종과 성별이 드 러나지 않는 인간들의 모습은 모두 다르게 표현되어 있다. 별다른 배경 없이 표현된 인간 무리의 모습이 다채롭게 느껴지는 이유다.

유현정(명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