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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마당

엄마의 냄새

2022.12
  • 등록일 : 2022-11-25
  • 조회수 : 560

김혜민(중구 선화로)

기상시간을 알리는 6시 40분 알람이 울린다. 화장품도 바르고 주방도 정리하면서 분주하게 움직이며 딸을 깨운다. “딸~ 일어날 시간이야. 아침밥이라도 먹고 가려면 지금은 일어나야 할 텐데?” 따뜻한 이불 속의 달콤함을 어찌 모르겠는가? 안쓰러운 마음에 5분의 시간을 더 준 후 지체할 수 없는 시간이 되면 본격적으로 딸을 깨운다. “딸~ 진짜 일어나야 할 시간이야. 더 자면 지각이야. 어서!” “엄마. 잠깐만 이리 와봐.” 이불 밖으로 빼꼼히 삐져나온 두 팔이 허공을 가르며 나를 부른다. “엄마도 바빠! 이 녀석아!” “잠깐이면 돼.” 딸에게 가까이 가니 침대 옆자리를 내어준다. 잠시 몸을 뉘니 딸이 가슴으로 파고든다. “아침에 엄마를 안고 있으면 기분이 좋아져. 그럼 잠 깨기가 수월하단 말이야.” 순간 코끝이 찡해온다. 나 어릴 적, 엄마가 깨울 때면 내가 늘 했던 행동을 내 딸이 시간을 건너와 그대로 하고 있는 것이다. 내 기억 속의 엄마도 늘 분주했다. “일어나야지! 어서” “엄마! 엄마!” 연거푸 자꾸 부르면 엄마는 못 이기는 척 다가오셨고 엄마 품으로 파고들어 잠깐씩 그 안에서 엄마 냄새를 킁킁 맡곤 했다. 엄마는 1~2분 정도 등을 쓸어내리곤 “어서 일어나”라는 말을 하며 다시 주방으로 향했다. 내 등을 쓸어내려 주셨던 엄마는 1년 전 먼 길을 떠나셨다. 내 삶에 서 엄마라는 존재가 차지했던 비중에 비하면, 나는 아이러니하게도 잘 지내왔다. 그러다가도 딸을 마주할 때면 나 어릴 적 엄마와의 추억이 하나둘씩 오버랩되어 엄마가 내 일상 속으로 소환된다. ‘엄마, 잘 지내고 있어? 엄마 손녀 예쁘게 잘 크고 있지? 애쓰며 잘 키워줘서 고마워요. 엄마가 그랬던 것처럼 나도 열심히 달려볼게. 그리고 우리 나중에 만나. 엄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