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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작가의 방] 깊고, 높은, 그리고 빛나는

2022.11
  • 등록일 : 2022-10-26
  • 조회수 : 91


이경희는 경기대학교 환경조각과를 졸업했고, 인천가톨릭대학교 대학원 회화과(건축스테인드글라스 전공)를 수료했다. 개인전 ‘행한사람(2022, artspace128), 아트랩대전(2022, 이응노 미술관 M2), 단체전 ‘각별한, 작별한, 특별한(2020, 제주현대미술관)’ 등에 참여했다.


작가는 국내외 다양한 도시(베를린, 충칭, 대구 등)에서 프로젝트를 하며, 조각, 설치 등의 입체 작업을 해왔다. 우연히 마주한 존재, 잔여물 같은 추상적 대상에 대한 탐구가 작가를 이방인으로 만들어 여러 공간을 떠돌게 했다. 


평면의 회화 위주의 작업으로 변화한 것은 최근이다. 캔버스 위에 자기 내면을 표현하며, 불안한 감정이 치유되고, 마음이 평온해지는 것을 느껴서다. 배우자를 만나며 대전에 정착한 영향도 있다.


<깊고, 높은, 그리고 빛나는>은 연애를 하며 사랑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게 된 시기에 구상한 작품이다. 하트를 품은 나체의 여인은 작가 자신이다. 바다 위에 솟은 돌로 된 봉우리 위에 앉는 여인은 결코 불안해 보이지 않는다. 


여인이 품은 하트 형상, 하늘, 돌 등에 비치는 핑크빛 살색이 보드랍게 여인을 지지해주기 때문이다. 작업은 에스키스(esquisse)없이 마티에르(matière)만으로 완성됐다. 작가는 이 작품을 ‘반구상’이라고 정의한다. 구상의 표현 방식과 이미지로 보이지만, 그 속에 자신만의 서사를 담았기 때문이다. 


글 유현정 | 명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