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바로가기

독자마당

“선생님을 존중합니다”

2023.10
  • 등록일 : 2023-10-08
  • 조회수 : 637

김지영(중구 태평로)

정신없이 바쁜 2학기 개학 날, 허겁지겁 교무실에 뛰어 올라와 숨을 고르던 참이다. 딱 10년 전, 담임으로 만났던 졸업생들과의 단톡방이 오랜만에 쉴 새 없이 울린다. ‘존경하는 선생님의 권리를 K-졸업생 ○○○이 존중합니다. #230816 #무너진교권 #교권수호’ ○○○에 각자의 이름을 넣은 똑같은 형식의 카톡이다. 너무 반가운 연락이라 피식 웃음이 났지만 웃음을 참으며 답장을 했다. “우리 사이에 부끄럽게 이게 뭐야? 다들 살아는 있니?” “선생님, 이거 요즘 SNS에서 하고 있는 ‘교권수호 챌린지’라는 거예요.” 


아이들은 계속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요즘 계속되는 안타까운 기사를 보니 선생님이 생각났어요. 선생님들이 이렇게 많은 어려움을 겪고, 상처를 받으시는지 몰랐어요. 선생님, 힘내세요. 저희는 선생님을 지금도 존경하고 많이 좋아해요. 힘든 것 있으면 저희한테 말씀하세요. 저희가 다 들어드릴게요.” 언제 이렇게 컸나 대견하기도 하고, 취업 준비로 바쁜 아이들이 내게 힘을 실어주려고 다 같이 같은 시간에 약속해서 함께 연락을 준 것도 참 감동인 지라 갑자기 눈물이 울컥한다. 


세상엔 많은 일이 있지만, 나는 어린 영혼들을 성장시키며 사랑을 나누어주는 일을 한다. 교단에 선 10년의 시간 동안, 이 일이 얼마나 즐거웠고 자부심 가득했는지 모른다. 그래서 더욱더 요즘 교사들에 대한 뉴스가 나오면 마음이 아프다. 그렇지만 매해 나를 만나 좋은 영향을 받고, 나를 닮고 싶어 하고, 나로 인해 학창 시절이 즐거웠다는 아이들이 생겨난다. 교사에게 이보다 더한 힘과 응원이 어디 있으랴. 나이를 먹을수록 세대 차이로 인해 아이들을 이해하지 못할까 걱정이 되고, 실제로도 교육 현장에서 상식선을 벗어나는 상황이 점점 더 많이 일어나면서 당황스럽거나 힘든 일도 많다. 


그러나 진심은 결국 통하기에, 지금 이 마음 변치 않고 아이들을 대한다면, 앞으로 만날 아이들과도 스승과 제자로 돈독한 정을 나누며 학교 현장을 지켜갈 수 있지 않을까? 겨울방학에는 다들 좋은 소식을 들고 한 번 뭉치자면서 아이들과의 카톡을 마무리했다. 교과서를 꼭 쥐고 2학기 첫 수업을 들어가는 내 발걸음이 그 어느 때보다도 가볍고 힘이 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