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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마당

20년 전 월드컵을 추억하며

2022.12
  • 등록일 : 2022-11-25
  • 조회수 : 487

오지연(서구 청사로)

20년 전, 지금도 친구와 저녁을 먹다 목소리를 높였던 일이 생각난다. 때는 바야흐로 2002년. 한·일 월드컵 개막을 며칠 앞둔 시점 이었다. 대전에서는 조별 리그에 이어 16강전 경기가 개최될 예정이었다. 축구는 국가대표 A매치 정도나 볼 정도의 ‘축알못(축구를 잘 알지 못하는 사람)’이었던 나는 “그래도 내 평생 언제 월드컵을 보겠느냐”는 마음으로 티켓을 예매했고, 그게 대전에서 열리는 16강전이었다. 친구와 언쟁하게 된 사연은 이렇다. 나는 흥분된 목소리로 “ 우리나라가 조 1위로 16강전에 올라가면 대전에서 경기 하더라고. 완전 복권 당첨 아냐?”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친구는 정색하며 말했다. “너무 큰 꿈 꾸는 거 아냐? 1승만 해도 목표 달성하는 거라는데.” 

그 뒤로는 축알못들의 갑론을박이 이어졌다. 대화 내용은 정확히 기억나지 않는다. 다만 둘 다 우리가 조 1위를 할 수 있다는(혹은 없다는) 전력 분석이나 객관적 근거는 하나도 대지 못했다는 점은 분명하다. 쓸데없이 목소리만 서로 높였다. 그리고 누구나 잘 알고 있듯 우리 대표팀은 보란 듯이 조 1위로 16강에 올랐고, 대전에서 세계적인 강호 이탈리아를 연장승부 끝에 격파했다. 대전은 2002 월드컵의 성지가 되었다. 이 글이 나갈 때쯤이면 2022 카타르 월드컵이 한창일 것이다. 우리의 16강 진출 여부가 어느 정도 가려졌을 시점이다. 조 편성이 만만치 않다고들 한다. 하지만 축구공은 둥글다. 우리가 또 어떤 기적을 이루어낼지 아무도 모른다. 지금도 2002 월드컵 16강전 당시 대전월드컵경기장을 수놓았던 ‘Again 1966’의 카드섹션 장면이 눈앞에 선하다. 그때를 추억하며, 매 경기 극적인 승부를 염원하며, 한국 대표팀을 응원할 것이다. Again 20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