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식 맛의 기본은 밥이 아닐까? 유성구 지족동에서 노부부가 운영하는 거저울곤드레돌솥밥은 맛있는 밥맛을 자랑한다. 메뉴는 단출하다. 곤드레돌솥밥과 감자전, 수육이 전부다. 하지만 그나마도 수육은 예약해야만 맛볼 수 있고 감자전은 저녁에만 가능하다. 곤드레밥은 주문하면 사람 수에 따라 돌솥에 갓 짓는다. 여기에 당일 조리한 다양한 반찬이 푸짐하게 한 상 차려 나온다. 혹시 한정식집에 온 것이 아닌가 하는 착각을 불러일으킬 정도다.
청국장찌개와 불고기, 들깨탕 등 뚝배기 3종 세트가 눈길을 끌고 고추찜, 노각무침, 가지나물, 열무김치, 비름나물 등 토속적인 반찬들이 군침을 돌게 한다. 하지만 메인은 뭐니 뭐니 해도 곤드레돌솥밥. 갓 지은 돌솥밥 뚜껑을 열면 탄성이 절로 나온다. 밥 반(半), 곤드레나물 반 일 만큼 푸짐한 곤드레나물과 표고버섯, 대추, 감자 등이 올려진 밥이다. 곤드레밥은 손님상에서 일일이 퍼 준다. 자식 오길 기다렸다가 갓 지은 밥을 내어주는 엄마의 정성 같은 기분을 느끼는 순간이다.
밥은 취향에 따라 찬으로 나온 나물류를 곤드레밥에 넣고 쓱쓱 비벼 먹을 수도 있고 그냥 먹어도 좋다. 하지만 기왕 맛보는 김에 비벼 먹어볼 것을 권한다. 드디어 한 숟가락 입에 넣으니 곤드레 향이 파간장과 어우러진다. 들기름과 소금으로 간을 해서 볶아 넣은 곤드레나물은 밥과 반찬들과 어우러지면서 깊은 맛을 전해준다. 여기에 돌솥에서 대기하고 있는 구수한 곤드레 누룽지 숭늉은 음식 맛을 개운하게 정리하며 마지막 느낌표를 달게 한다. 반찬은 매일 아침 천연조미료를 사용해 주인장의 손으로 만들기 때문에 자극적이지 않다. 조금 많이 먹었다 싶어도 더부룩함이나 물이 생각나지 않는 참 건강한 맛이다. 건강이 화두인 요즘, 일주일에 한 번, 그것이 조금 과하다면 한 달에 한 번은 내 몸을 위해 따스하고 건강한 밥 한 끼를 이곳에서 해보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