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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야기

옛것을 담는 유물창고 ‘예담고’를 아시나요?

2023.05
  • 등록일 : 2023-04-24
  • 조회수 : 825

1970년대 만 하더라도 대전 도심에 살던 이들이 기차를 이 용해 흑석동의 흑석리역을 자주 찾았다 하니, 전엔 이 동 네가 나름 유명한 대전의 휴양지이며 데이트 코스이긴 했 나 보다. 흑석동에서도 사진포라 불리는 곳은 배를 띄웠던 나루가 있고 깨끗한 모래와 나무숲이 우거졌던 곳이다. 그 곳에 1914년 호남선이 개통되며 터널이 뚫린다. 그 터널이 사진포 터널이다. 사진포 터널은 1970년대 후반까지 제 기 능을 수행하다 호남선의 복선화 사업으로 신설된 새 터널 에 자리를 내주고 40년이 넘는 세월 동안 폐쇄된 채 방치 되었다. 


문화재청이 이 폐터널을 활용해 발굴유물을 체계적으로 보존·관리하고 교육과 체험을 위한 공간으로 활용하자는 안을 냈다. 수장고를 겸한 체험교육 공간으로 활용하자는 것이다. 그간 다양한 경로로 발굴된 유물들은 학술적·역사 적 가치를 변별해 박물관이나 전시관 등에 전시하고 전시 가 안된 유물들은 수장고에 저장해왔다. 이러한 유물들을 귀속문화재라 한다. 그러나 모든 유물이 귀속되는 것은 아니기에 귀속이 안된 비귀속 유물들은 별도의 공간을 확보해 보관해야만 했는 데 수장고가 마땅치 않았다. 터널은 연중 일정한 기온이 유지되고 활용여부를 놓고 고민을 하던 곳이었으니 비귀 속문화재의 수장고로 탁월한 곳이었다. 문화재청은 발굴유물의 역사성, 지역성과 더불어 터널의 접근성과 활용성 등을 고려해 전국에서 2곳을 선정했다. 그중 한 곳이 전북 전주의 신리 터널이고 또 한곳이 대전 옛 사진포 터널이다. 

사진포 터널은 지난 2022년 착공에 들어가 전시 공간과 체험 공간을 조성한 끝에 지난 3월 모 습을 드러냈다. 우리나라 처음으로 폐터널을 활용한 수장고와 교육 체험 공간이 조성이 된 것이다. 그 공간의 이름이 ‘옛것을 담는 유물창고’란 의미의 ‘예담고’다. 예담고에는 충청권역에서 발굴된 매장유물들이 보관된다. 지금 예담고 안에는 조상의 숨결이 담긴 유물들이 체험과 보존과정을 위해 준비되어 있다. 일제강점기 우리 조상들 의 수고로움으로 뚫렸을 터널은 110년의 세월이 지났음에 도 멋스러움과 튼튼함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최소한의 공사만으로 200m가 넘는 공간을 알차게 조성 했다는 감탄도 나온다. 이런 공간 안에서 유물의 보존과정 을 실제의 유물로 체험해 볼 수 있다는 것은 참으로 매력 적인 일이다. ※ 프로그램 참여 50쪽 참고

고혜봉 명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