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꽃 시인' 나태주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
단 세 문장이지만, 긴 여운을 남기며 대중들의 마음에 큰 울림을 주는 ‘풀꽃 시인’ 나태주.
그는 반세기가 넘는 문학 인생 동안 간결하고 맑은 시어와 솔직담백한 문체로 세상에 따뜻한 위로와 공감을 전하며 많은 사람에게 사랑받아 왔다.요즘은 창작활동뿐만 아니라 방송과 강연을 바삐 오가며 전국의 독자들과 긴밀한 소통을 통해 현재 우리에게 필요한 삶의 지혜와 가치를 전하고, 사회 곳곳에 긍정적인 힘을 불어넣고 있다.
1월 12일 새해를 맞아 대덕구청소년어울림센터에서 ‘시를 통해 헤아리는 삶의 지혜’를 주제로 강연을 펼친 그는 인간을 바라보는 따뜻한 시선과 격려, 생각의 변화, 건강하고 긍정적인 삶 등을 자신의 시를 통해서 풀어내 시민들에게 뜨거운 감동을 선사하기도 했다.
이날 시민들의 뜨거운 환호에 “독자들이 저를 시인들만의 울타리에서 밖으로 이끌어 줬다”며 “독자들이 저를 알아봐 주고 호응해줬기에 이렇게 전국으로 독자들을 만날 수 있게 됐다”며 반대로 고마움을 전했다.
이번 강연에서 나 시인은 솔직담백하게 풀어내는 진솔한 삶의 이야기로 시민들의 지친 몸과 마음을 치유하며 힐링이 되는 시간을 선물했다. 그의 수많은 작품도 삶의 무게에 짓눌린 이들의 어깨를 토닥이는 격려와 응원이 주를 이룬다. 나 시인은 시 언어가 갖는 힘과 가치에 대해 강조한다.
그는 “‘말 한마디로 천 냥 빚을 갚는다’는 속담이 있다. 천냥이나 되는 빚을 탕감할 수 있는 능력이 말에게 있다는 뜻으로 말의 중요성을 여실히 보여준다. 그중에 시는 말의 에센스인데 말을 고르고 골라 가장 예쁜 말과 가장 강력한 말을 모아 놓은 것”이라며 “시 언어는 사람을 살리는 언어로 사람들 마음의 감정을 다스려주거나 감정을 살려주다 보면 시가 끝에 가면 사람을 살리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대중들의 마음을 터치하며 감동을 주는 문학 작품들의 밑바탕에는 ‘시는 시인의 삶에서 나온다’는 말처럼 그의 오랜 삶이 녹아있다. 나 시인은 1971년 등단 이후 50여 년간 꾸준하게 작품활동을 하며 왕성한 활동을 해왔다. 수백 편의 시를 지은 시인이자 여러 권의 산문집을 낸 수필가이기도 한 그는 끊임없는 창작활동의 비결로 ‘결핍’을 꼽았다.
그는 “뭉뚝하게 말하면 결핍을 극복하는 과정이 창작활동을 지속하는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한다. 사람에게 목마른 결핍이 물을 마시게 하고, 배고프다는 결핍이 밥을 먹게 한다. 만약 내가 삶에서 완전한 만족을 느꼈다면 시를 못 썼을 것”이라며 “그 어떤 것으로 만족되지 않고, 어떤 것으로도 충족되지 않는 빈구석이 있는데 나는 그것을 결핍이라고 한다. 우리는 그것을 그리움이나 갈증이라고 말할 수도 있으며 그리움, 갈증, 결핍 등이 우리에게 다음 행동을 하게 한다. 즉 그것이 나에게는 시를 쓰게 하는 동력이자 원인이 된다”고 말했다.
앞으로도 창작활동이 기대되는 나 시인은 향후 목표에 대해선 없다고 담담히 밝히지만, 그의 두 눈에는 에너지가 넘친다.
그는 “나이가 곧 80세가 되는데 목표란 따로 없다. 단지 잘 정리하고, 잘 끝내고, 잘 죽는 거다. 이것은 간단한 이치 같지만 아주 중요한 문제다. 영원히 죽지 않는 사람처럼 사는 게 우리의 결점”이라며 “마하트마 간디의 명언 중 ‘내일 죽을 사람처럼 살고 영원히 죽지 않을 사람처럼 배워라’라는 말이 있다. 이 말은 내일 죽을 사람처럼 오늘이 마지막 날이라고 생각하고 최선을 다해서 살고, 내일 죽지 않을 사람처럼 영원히 살 사람처럼 배우라는 것이다. 즉, 내일이 내 생애가 끝나더라도 배우고, 새롭게 나 자신을 고치며 사는 것이다. 간디의 말처럼 날마다 이 세상을 첫날처럼 아침을 만나서 시작하고, 날마다 마지막 날처럼 저녁을 맞이하며 정리하면서 살 것”이라고 말했다.
끝으로 계묘년 새해를 맞아 시민들에게 따뜻한 메시지를 전했다.
그는 “새해가 될 때마다 저는 365개의 태양과 달님, 그리고 그 옆에 있는 수많은 별빛과 새소리, 꽃, 바람, 아주 많은 푸름과 아주 많은 노을 등 세상에 좋은 것들을 한 번에 공짜로 선물을 받는다. 저뿐만 아니라 여러분 모두 다 받으셨다. 그러니 올 한해도 자기를 사랑하고, 날마다 최선을 다하며 시민 모두가 만족하는 삶을 사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글 김동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