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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DAEJEON MUSEUM OF A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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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센터전시 DMA캠프 2023 ⟪비록 보이지 않더라도⟫(Unseen)
  • 전시기간 2023-03-31 ~ 2023-05-14
  • 부문 회화
  • 작품수
  • 관람료 무료
  • 출품작가 구나, 김진희, 박형지, 이승희, 최지원, 최윤희, 최민영, 한상아
  • 전시장소 대전창작센터
  • 주최 및 후원 대전시립미술관
  • 전시문의 042-120
  • 기획의도
    DMA 캠프는 관내 창조적 문화환경 조성과 지역미술 역량을 강화하는 미술생태계 지원 사업으로 시각예술분야 전시기획자를 발굴하고 지원하여 전시기획의 새로운 담론과 비평을 확장하는 동시에 대전 원도심 문화예술활성에 기여하고자 한다. 포트폴리오 공모에 따른 전문가 심사로 선정하여 전시 기회 제공 및 전시 제반 비용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으로 예술 활동 현장의 직간접적 체험의 장 형성은 물론 새로운 미술 육성에 의의를 둔다. 또한 미술관의 물리적, 지적 인프라를 적극 활용하여 체계적이고 전문적인 전시 프로그램을 구축하여 이를 미술관 자산화 한다.

    ※ 캠프(Camp)는 수잔 손택(Susan Sontag)의 「캠프에 관한 단상」(1964)을 통해 미학적으로 논의되기 시작한 개념으로 세대, 성별, 규범 등 이분법적인 틀을 벗어난 특별한 감수성을 의미한다. 대전시립미술관 ‘DMA 캠프’는 동시대 예술인들의 자유로운 태도와 표현과 그에서 비롯된 모든 활동을 지지하는데 의의를 둔다.

    ** (17:30분 입장마감)
  • 전시내용
    DMA 캠프의 첫 여정을 3월 31일부터 5월 14일까지 디스위켄드룸 기획의 ⟪비록 보이지 않더라도⟫로 시작한다. 일상에서 종종 잊히는 비가시적인 실체들과 삶의 이면에 가려져 있는 추상적인 가치들을 주제로 구나, 김진희, 박형지, 이승희, 최윤희, 최지원, 최민영, 한상아의 작품을 소개한다. 이들은 각각 가까이에 있지만 잘 보이지 않던 것들을 고유의 언어로 상징화한다.
  • 작가정보
    구나(b.1982)는 한 개인이 마주치는 인물, 사건, 풍경을 가능한 다층적인, 그리고 편견이 없는 방법으로 대하고자 한다. 그는 자신이 경험하는 것들이 진짜 나에게 온 것인지, 혹은 그저 지나치는 편린인지 의심한다. 특히 죽음과 삶, 그리고 꿈과 같은 무의식의 지대는 곧 그에게 있어 흐릿하지만 자꾸만 들여다보아야 하는, 감각의 근원이 닿아있는 곳이다. 손에 잘 잡히지 않는 이 영역은 곧 그의 작업 속에서 하얗고도 연약한 이미지로 재구성된다.

    김진희(b.1990)는 비현실적으로 다가오는 일상 속 찰나의 순간을 포착하여 상상의 이미지로 재구성한다. 작가는 화면에 인물과 공간을 정교하게 배치하고 빛과 색의 관계를 섬세하게 조정하여 삶의 단편들을 무대에 세운다. 마치 무대를 연출하는 감독과 같은 그의 태도는 회화의 영역을 평면을 넘어 3차원 공간으로 확장하기도 한다. 조명된 인물들은 아주 사소한 행위를 이어가며 무심하게 평범한 하루를 보내고 있으나, 몽환적인 배경과 극적인 색감에 의해 장엄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박형지(b.1977)가 만드는 이미지는 시작에서 완성이라는 종착점으로 향해 나아가기보다 끝없는 수행의 과정 속에서 불현듯 드러난다. 붓이 지나간 자리에 남는 흔적들은 작가가 빈 화면 앞에서 집요하게 실패하고 망치기를 계속해간 시간의 중첩이다. 의도치 않게 섞인 색과 떨어진 물감의 자국은 작가에게 또 다른 이야기를 위한 단서가 되며 꼬리잡기를 하듯 이어진다. 비정형의 형상과 겹쳐진 물감의 궤적은 즉물적인 감각을 지속적으로 생산하며, 관객에게 작가의 에너지를 전이시키는 매개로써 생동한다.

    이승희(b.1994)는 일상에서 관계 맺는 존재들을 바탕으로 판타지적 서사를 상상한다. 그는 주로 개와 같은 동물들을 신화적 존재들과 결착시켜 하이브리드적인 존재로 탈바꿈시킨다. 작가의 세계에서 새로운 삶을 얻게 된 대상들은 눈에 보이지 않는 힘을 주관하는 메신저와 같은 기능을 수행한다. 그는 인간-동물-세계의 관계 속에서 존립하는 여러 측면의 얽힘을 재구성하여 회화와 3D 프린팅 작업으로 풀어낸다.

    최윤희(b.1986)는 눈에 보이지 않는 시간의 흐름을 추상적인 회화로 그려낸다. 그는 흐드러지는 엷은 색의 물감을 겹겹이 화면 위에 즉흥적으로 쌓아 올리면서, 자신이 지나왔던 시간들의 층위를 되뇐다. 결과적으로 마주하게 되는 풍경은 중심이 없이 흩어지는 물감들의 색과 흔적들이며, 관객들은 남겨진 자국들을 눈으로 좇아가며 미처 그 모습을 선명하게 드러내지 않은 과거의 공기와 바람, 빛과 어둠을 상상하게 된다.

    최지원(b.1996)은 수공예품의 일종인 낡은 도자 인형의 이미지를 수집하고 이를 여러 인공/자연물의 요소와 적극적으로 접붙여 화면을 구성한다. 도자기의 부드러운 광택은 자신의 화려하고 밝은 면을 드러내 보이고자 하는 욕망을 반영하지만 동시에 이 매끈함은 속이 비어 있어 작은 충격에도 쉽게 균열이 가는 도자기의 연약한 속성을 관통한다. 이렇듯 그가 선택하는 도상은 동시대 개인들의 삶의 전반에 스며든 무감각함과 고립갑, 불안감과 긴장감을 함축적으로 생산하며 우리에게 공감의 정서를 전달한다.

    실제와 가상의 중간 지대에서나 볼 수 있을 법한 이미지는 주로 최민영(b.1989)이 머릿속으로 떠올렸던 장면이나 낯선 환경에서 얻은 영감에서 출발한다. 가령 가면을 쓴 인물들과 달빛 아래 등장하는 야생 동물은 작가가 낯선 지역에서 머무르며 마주했던 자연의 질감들을 몽환적인 풍경으로 재구성한 것이다. 마치 기존 문법에 어긋나지만 존립 가능한 시적 허용의 문장들처럼, 여러 미지의 개체들은 최민영의 회화 안에서 자유롭게 태어나며 초현실적인 광경을 계속해서 만들어간다.

    한상아(b.1987)는 추상적 기호들을 통과하여 자신이 마주했던 세상의 모습과 이를 대하는 스스로의 마음을 드러내고자 한다. 기하학적인 추상의 이미지들은 개인의 삶의 마디마디에서 마주치는 관계들로부터 발현된 감정의 대용물이며, 작가가 구축한 흑백의 화폭 위에서 작은 미지의 장면들을 만들어낸다. 이들은 겹겹이 쌓여 산수가 되기도 하고, 무중력 상태에 떠다니는 이름이 없는 위성들의 군집처럼 보이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