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그램소개
1막 [봄]
궁중무용: ‘제의(전폐희문)’ ‘진연(가인전목단)’ ‘무의(정대업지무)’ 봄을 주제로 하는 1막은 연회의 시작을 알리는 궁중무용으로 구성됐다. 김영숙 정재연구회 예술감독이 안무를 맡아 ‘전폐희문’ ‘가인전목단’ ‘정대업지무’의 춤들을 새롭게 재구성했다. ‘제의’는 전체 작품의 시작을 알리는 가장 절제되고 공손한 인사다. 간격을 벌려 줄지어 추던 종묘제례 ‘일무’의 일부분을 현대적으로 구성, 양손에 적을 들고 일렬로 나와 본 공연의 시작을 알린다. ‘진연’은 아름다운 사람이 모란을 꺾는다는 의미로, 여령들이 꽃을 한가득 꽂은 항아리 목단화준을 가운데 두고 모란을 꺾으며 추는 춤인 ‘가인전목단’을 토대로 구성했다. 1막의 마지막은 여덟 명의 무용수가 검을 들고 추는 ‘무의’로 오와 열, 검의 각을 맞춰 간결하면서도 강한 힘이 느껴지는 춤이다.
2막 [여름]
종교무용: ‘바라춤’ ‘승무’ ‘살풀이’ ‘진쇠춤’ 2막의 주제는 여름으로, 불교‧무교(무속)와 같이 기원의식을 바탕으로 한 종교제례무용으로 구성되어 있다. 불교의식무용 중 가장 춤사위가 화려하다고 일컬어지는 ‘바라춤’은 무용수가 바라를 양손에 들고 전진‧후퇴‧회전을 반복하며 춤을 선보인다. ‘승무’는 불교의 색채를 띤 민속무용으로, 긴 장삼 소매로 인해 만들어지는 공간적 아름다움이 특징이다. ‘살풀이’는 나쁜 기운인 ‘살’을 푼다는 의미의 민속무용으로, 망자의 액운을 풀어주고 살아생전 삶의 애환을 달래며 극락세계로 천도하는 상징적 의미를 갖는다. ‘진쇠춤’은 종교무용 중 대표적인 남성 춤이지만 ‘향연’에서는 한 명의 남성 무용수를 중심으로 네 명의 여성 무용수가 함께하며 다채로운 구성을 보여준다. 진쇠(꽹과리)를 들고 가락을 쳐서 여러 신을 불러 잡귀를 물러나게 한다.
3막 [가을]
민속무용: ‘선비춤’ ‘장구춤’ ‘소고춤’ ‘오고무’ 3막의 주제는 가을로, 다양한 장단에 맞춰 여유로움과 풍요로움을 나누자는 의미를 담고 있다. ‘선비춤’은 조흥동이 남성 춤의 대명사인 ‘한량무’와 ‘학춤’을 결합해 재구성한 작품으로, 풍류를 즐기던 옛 선비의 모습이 담겨 있다. 15명의 학과 선비가 어우러지는 매우 인상적인 남성 춤이다. 남성 못지않은 힘이 느껴지는 여성 무용수들의 ‘장구춤’에 이어서 ‘소고춤’에서는 13명의 남성무용수가 한 명씩 나와 공중돌기와 애크러배틱까지 한바탕 펼치는 개인기 열정이 흥을 돋운다. 24명의 무용수가 일제히 선보이는 ‘오고무’는 치자를 물들인 듯 샛노란 빛깔의 의상과 모노톤으로 채색한 북이 대조를 이루며, 2열 종대로 꾸려진 대열의 원형무대가 회전하면서 스펙터클한 무대를 보여준다.
4막[겨울]
‘신태평무’ 4막의 주제는 겨울이다. 여기서 겨울은 추위가 아닌 새로운 봄이 오기를 바라는 희망을 표현한 것이며 이는 곧 ‘향연’의 주제이기도 하다. 4막에서는 조흥동이 이 작품을 위해 새롭게 창작한 ‘신태평무’를 선보인다. 민속무용인 ‘태평무’를 궁중무용처럼 화려하게 연출했으며, 살포시 잡은 치마 밑으로 빠르게 장단을 타는 버선발의 움직임이 일품이다. 왕과 왕비가 상궁들과 함께 어우러져 태평성대를 기원하며 변화되는 장단에 맞춰 춤추던 ‘태평무’를 남성과 여성이 번갈아가며 춘다. 이어서 50여명 무용수가 함께 무대에 올라 나라의 안녕과 태평성대를 바라는 춤으로 ‘향연’의 막을 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