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잎을 물들이는 소리”를 음악회 제목으로 선택한 데는 여러 이유가 있다. 음악회가 열리는 계절이 봄이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어느새 꽃잎이 물드는 사이 작용했을 지도 모를 들리지 않는 소리에 귀 기울이는 시간이기를 바라는 마음, 그리고 내 음악이 음악회장을 찾은 사람들의 마음을 잔잔히 물들이는 소리이기를 바라는 마음도 있었다.
나희덕시인은 서울과 광주에서 공연할 때 초청하여 두어 차례 뵈었고, 그 때 시인으로부터 선물로 받은 시집, <말들이 돌아오는 시간>에서 세 편의 시,“들리지 않는 노래”, “휠체어와 춤을”,“무언가 부족한 저녁”과 그녀의 다른 시집, <어두워진다는 것>에 수록된 “저 숲에 누가 있다”가 음악이 되어 이번 공연에서 재연, 혹은 초연된다. 공연당일 무대에서 청중에게 음악의 소재가 된 시에 관하여 몇 마디 말씀을 해 주실 수 있는 지 부탁을 드렸는데, 바쁘신 와중에도 승낙을 해주셔서 음악회가 더욱 풍성해 질 것 같다. 나희덕 시인에게 많은 감사를 드린다.
아울러 이번 음악회에서는 지난 10년간 음악으로 만난 대전지역의 빼어난 연주자들이 함께 해 주어 더욱 기쁘다.“서백당”을 위촉, 초연해주시고 세계 여러 나라로 연주여행을 하실 때마다 레퍼토리에 넣어주시는 듀오 A&U를 비롯해서, 최선을 다해 까다롭고 페이도 녹녹치 않은 현대음악을 아름답게 표현해 주시는 참여연주자들 모두에게 평소 담고 있던 고마운 마음을 다시 한 번 전한다. 또한 물심양면으로 성원해 주시는 나의 가족과, 친구들, 음악동료들 모두가 계셔서 공연을 준비하는데 힘이 많이 되었노라고 이 자리를 빌려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
글 / 남 진 (작곡가)
*본 공연은 공연단체의 사정으로 인하여 사전 공지 없이 변경될 수 있습니다.